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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버닝 해석 결말 뜻 (스포일러 다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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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가 인생영화였음에도 불구하고 이창동 감독의 차기작인 밀양이나 를 보지 않았다. 예고편만 봐도 편하게 감상할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이창동 감독의 버닝(burning)’을 보게 되었다. 정 이삭 감독의 미나리에 출연한 스티븐 연의 연기가 궁금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자 미스테리 장르답게 찐득한 의심과 안개 같은 모호함이 남았다.

이창동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관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결론내리도록 의도했다고 한다. 그러니 영화 버닝 해석은 여러 가지일 수밖에 없고 버닝 해석에 정답은 없다.

이 포스팅에는 지극히 개인적인 영화 버닝 해석이 있을 뿐이다.

 

영화 버닝 해석

 

영화 버닝 제목과 모티브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소설 헛간을 태우다Barn burning’에서 가져왔다.

영화에는 세 명의 주요 등장인물이 나온다.

 

종수(유아인 분)

문예창작학과 출신의 소설가 지망생으로 배달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린다. 파주에서 소를 키우는 아버지가 분노조절장애로 공무원을 폭행해 재판중이다. 수감 중인 아버지를 대신해 송아지를 돌보기 위해 파주 아버지 집에서 살게 된다.

 

해미(전종서 분)

종수의 어릴 적 파주 동네 친구다. 길거리 홍보 도우미 일을 하다가 지나가는 종수를 알아보고 적극적으로 다가간다. 가장 큰 소원이었던 아프리카 여행을 가는 동안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 보일이를 보살펴 줄 것을 종수에게 부탁한다.

 

해미와 종수는 함께 술을 마신다.

마임을 배운다는 해미는 귤을 까먹는 마임을 보이며 말한다.

귤이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귤이 없다는 생각을 잊는 거야.”

 

(스티븐 연 분)

해미가 아프리카 여행 중 만났던 청년이다. 강남의 럭셔리한 주택과 포르쉐를 소유하고 직업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일이 곧 놀이 같다고 말한다. 해미와 종수에게 음식을 만들어 주며 스스로 제물을 만들어 먹어버리는 요리가 좋다고 말한다. 해미에게 메타포라는 말을 한다.

 

다음 사전에 나온 메타포 뜻은 은유, 암유(暗喩), 은유 표현, (추상적인 것을 나타내는) 구체적인 것, 상징 등이다. 메타포(metaphor)의 예로 인생은 여행이다같은 것이 있다.

 

대남방송이 왕왕거리는 황량한 파주에서 소똥을 치우는 종수, 카드빚을 잔뜩 지고 거리 홍보 도우미로 연명하는 해미는 동류다. 출생부터 다른 삶을 사는 벤은 왜 해미와 종수에게 관심을 가질까.

 

종수는 귀국하는 해미를 맞으러 간 공항에서 벤을 만난다.

: 소설가시라구요?

종수 : 아니... 소설가 지망생입니다...

: 언젠가 제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해미의 좁은 방은 북향이라 빛이 들지 않는다. 햇살 좋은 날 남산타워에 반사된 빛이 아주 잠깐 비쳐들 뿐이다. 종수나 해미의 인생에도 볕들 날이 요원해 보인다. 종수는 해미에게서, 해미는 벤에게서 잠깐의 빛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1. 고양이 보일이는 존재하는가?

보일러실에서 발견한 길냥이라 보일이라는 고양이는 수줍음이 많아 낯선 이 앞에 나오지 않는다. 때문에 종수는 보지 못한다. 잠깐씩 해미 집에 들러 없어진 사료와 고양이 똥을 보고 보일이의 존재를 유추할 뿐이다.

해미와 고양이가 사라진 후 주인 아주머니는 무슨 고양이? 여기서는 고양이를 키울 수 없어.”라고 말한다.

종수가 보지 못했다는 것과 주인 아주머니 말 때문에 고양이는 해미의 마임 속 귤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고양이 똥이 있다는 것과 사료가 없어진다는 팩트에 근거해서 보일이는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2. 어릴 적 해미네 집 우물은 존재하는가?

해미는 카드빚에 허덕이며 죽고 싶지만 죽음은 무서운, 불안한 청춘이다.

해미는 어릴 때 우물에 빠져서 너무 무서웠다고 말한다.

누군가 구해주지 않으면 거기서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종수가 꺼내줬다고 말한다. 그러나 종수는 우물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

 

종수는 지인들에게 우물에 대해 묻게 된다.

건실한 이장님은 우물이 없었던 거 같다고 말한다. 분식집을 운영하며 열심히 사는 해미의 엄마와 언니는 우물이 없었다고 한다. 게다가 해미는 어릴 때부터 말을 잘 지어낸다고 말해준다.

 

어릴 때 집을 나간 종수의 엄마는, 화려한 화장을 하고 종수 앞에 나타났다. 훌쩍 성인이 된 아들을 앞에 두고 스마트폰에 정신을 팔며 500만 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엄마는 해미집에 마른 우물이 있었다고 말한다.

 

해미와 종수 엄마의 말대로 우물이 있었을까, 종수의 기억과 이장님, 해미 엄마, 언니의 말대로 우물이 없었을까. 전자의 인물들은 돈에 허덕이며 뻔뻔해 보이기까지 한다. 후자의 인물들은 성실하고 평범한 소시민들이다. 나는 우물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3. 벤은 해미를 죽였을까?

벤은 두 달에 한 번 비닐하우스를 태우는데 비닐하우스를 태우면서 뼛속까지 울리는 베이스를 느낀다고 한다. 종수에게도 그걸 느껴보라고 말한다.

 

종수는 벤의 집에 처음 방문했을 때, 화장실 장 안 서랍에서 여자들의 팔찌며 연예인들이 소장할 법한 화장품 박스를 발견한다. 미가 사라진 후 종수가 벤의 집에 두 번째 방문했을 때, 화장실 장 안 서랍에서 해미의 시계를 발견한다.

 

벤은 한 번도 눈물을 흘린 적이 없다고 말한다. 사이코패스?

 

해미는 술자리에서 죽는 건 무서우니까 처음부터 없었던 거처럼 그냥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벤은 태울 비닐하우스를 물색할 때 사라지기를 바라는 비닐하우스를 선택한다고 말한다.

 

해미가 진지한 이야기를 할 때, 벤은 하품을 하고 종수와 눈이 마주치자 씨익 웃는다. 해미가 사라진 후 벤은 면세점에서 근무하는 여자와 함께한다. 여러모로 해미와 비슷한 면세점 점원이 이야기를 할 때 벤은 하품을 하며 눈이 마주친 종수에게 웃음을 보낸다.

 

벤 집에는 해미가 사라지기 전에는 없던 고양이가 있고 종수가 조용히 보일아부르자 고양이가 반응한다.

 

벤이 화장품 박스를 꺼내 면세점 점원에게 화장을 해 주는 장면이 나온다. 마치 자신의 제물을 준비하는 모습 같다.

 

이렇게 다양한 메타포와 클리쉐를 심어놨는데 벤이 해미를 죽이지 않았다고 해석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놀라웠다.

 

버닝이 보여주고 싶었던 건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 분노, 불안한 청춘, 황량한 파주와 화려한 강남으로 표현되는 계급 간의 격차, 나날의 궁핍한 살이에도 불구하고 삶의 의미를 찾고 싶은 몸짓......이 아니었을까 해석해 본다.

 

영화 버닝 결말

종수는 인적 드문 곳으로 벤을 불러낸 후 벤을 죽이고 포르쉐에 휘발유를 붓는다. 자신이 입은 옷을 모두 벗어 포르쉐에 던져 넣고 라이터로 불태운다.

 

이것이 종수가 쓰기 시작한 소설의 내용인지 종수가 직접 저지른 일인지 해석이 다르다. 나는 종수가 직접 저지른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위와 같은 해석은 영화감상에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인물들의 감정이나 느낌이 중요한 영화라고.

 

이창동 감독이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은 다음과 같다.

“‘버닝은 관습에 도전하는 영화다.”

(종수가 벤을 죽이는 장면에 대해)

느낌으로 받아들여주길 원했다. 아이처럼 덜덜 떨고 있는 몸 그 자체를 봐주기를. 그 몸에 담긴 것이 분노인지 슬픔인지 죄의식인지는 알 수 없다. 벌거벗은 몸의 이미지가 새로 태어난 이미지인지 괴물의 이미지인지 알 수 없다. 마지막 선택 이후에 관해서는 관객 각각의 몫으로 남겨두고 싶다.”

 

 

해미가 아프리카 여행에서 알게 된 리틀 헝거그레이트 헝거의 차이가 마음에 남는다. 육신의 먹을 것에 굶주린 자는 리틀 헝거이고 삶의 의미에 굶주린 자는 그레이트 헝거라고 한다.

 

선한 부자가 되고 싶은 나는, 리틀 헝거 쪽에 가깝구나... 생각했다.

그것이 부끄러워 매달 월드비전과 아가페 재단에 소액을 자동이체한다.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일에 게으를지라도 

나로 인해 누군가의 삶이 영위된다는 건 의미있는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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