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 앤더슨 감독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아름다운 미장센, 환상적인 색감,
화려한 출연진을 보는 재미가 쏠쏠한 영화입니다.
어마어마한 갑부 마담 D. 살인 사건을 둘러싼 이야기를 경쾌하게 풀어갑니다. 살인사건이 어떻게 경쾌할 수 있을까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줄거리
1985년 루츠 공동 묘지, 작고한 작가의 동상이 보입니다.
작가의 책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펼쳐 든 소녀.
책 속에서 작가는 말합니다.
‘작가가 인물과 이야기를 상상으로 창조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주변 인물들을 통해 소재를 얻기도 한답니다.’
1968년, 작가는 신경 쇠약증 요양 차 동유럽 주부로브카 공화국(영화 속 가상 국가)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묵게 됩니다. 호텔은 옛 영화를 전설처럼 간직한 채 퇴락해 있었지요. 그곳에서 범접하기 힘든, 절대 고독의 표정으로 앉아 있는 노인을 보게 됩니다.
호텔 지배인 무슈 쟝을 통해 그가 호텔 주인 무슈 제로임을 알게 됩니다. 제로는 작가를 식사에 초대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1932년, 제로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로비 보이(lobby boy)로 취직합니다. 당시 호텔 지배인 무슈 구스타브는 제로를 면접하는데 제로에게는 학력도 배경도 가족도 그 무엇도 없는 제로였습니다.
구스타브 : 왜 이 호텔에서 일하고 싶나?
제로 : 누군들 일하고 싶지 않겠어요? 이곳은 호텔에 관한한 최고의 학교잖아요.
온화한 눈빛으로 만족한 미소를 짓는 구스타브.
무슈 구스타브는 투숙객을 위로하는 공감 능력이 뛰어났습니다. 특히 돈은 많지만 외롭고 나이든 금발 여자들이 단골이었습니다. 여든네 살의 마담D.(틸다 스윈튼 분)는 구스타브를 마음과 몸을 다해 깊이 사랑했지요.
마담 D.는 구스타브에게 세계적인 명화, ‘사과를 든 소년’을 유산으로 남겨줍니다. 마담 D.의 냉혈한 아들은 명화를 넘겨주지 않으려 하고 구스타브는 ‘사과를 든 소년’을 훔쳐 달아납니다.
‘사과를 든 소년’을 떼 낸 자리에 에곤 쉴레의 그림이 걸립니다. 마담 D. 아들이 그림이 바뀐 걸 알아채는 장면에서 클림트의 그림도 보입니다.
구스타브는 단지 그림 도둑이 아닌 살인누명을 쓰게 되고 경찰과 마담 D.의 아들이 고용한 킬러에게 쫓기게 됩니다.
구스타브는 누명을 벗을 수 있을까요? 로비 보이 제로는 어떻게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주인이 될 수 있었을까요?
구스타브와 제로가 열차 여행 중 군인들의 검문을 받게 되는데요. 난민 신세인 제로를 검거하려 하자 구스타브는 온 힘을 다해 저지합니다. 몸싸움 끝에 구스타브와 제로는 쌍코피를 흘리게 되는데, 오래 전 호텔 투숙객이었던 군인의 도움을 받게 되지요.
사랑과 의리, 우정, 명화와 시가 나오는 장면을 보면서 아름다운 시절, 벨 에포크가 생각났습니다.
웨스 앤더슨 감독은 화면 비율마저 1980년대, 1960년대, 1930년대에 가장 많이 쓰이는 비율로 바꾸는 치밀함을 보여줍니다. 장면 장면이 무척이나 아름다워서 러닝 타임이 금방 지나갔습니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눈이 즐겁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입니다.
시간이 아깝지 않은 영화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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