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를 키우는 당신의 컨텐츠/영화리뷰

찰스 디킨스의 비밀 서재 영화 리뷰

반응형

크리스마스 캐롤을 집필하는 찰스 디킨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찰스 디킨스의 비밀 서재를 재미있게 봤습니다. 단편 소설 크리스마스 캐롤발표 이후 찰스 디킨스는 크리스마스의 아버지라 불렸다고 하네요.

 

찰스 디킨스(1812~1870)25살 나이에 피크윅 문서를 발표하면서 유명작가의 반열에 오릅니다. 승승장구하던 그는 연속 세 편의 작품 판매가 저조하자 초조해집니다. 출판업자에게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6주 동안 크리스마스에 대한 이야기를 쓰겠다고 호언장담합니다.

 

캐릭터의 이름, 성격, 대사들을 생각해 내는 찰스 디킨스의 모습이 그가 처한 현실 세계와 오버랩 되면 펼쳐집니다. 창작의 고통마저 유머러스하게 그려집니다.

 

찰스 디킨스가 자신의 소설 속 캐릭터들과 대화하고, 캐릭터들이 찰스의 의견에 따르지 않고 마음대로 행동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소설가 김영하님의 글이 생각났습니다. 소설을 쓸 때, 자신은 캐릭터들의 무대를 바라보고 그들을 관찰하며 글을 쓰는 거 같다고요. 캐릭터들의 초대를 받지 못한다면 집필도 어려워진다고 했던 거 같은데... 책을 읽은 지 오래 되서 작가가 쓴 멋진 문장이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습니다.

 

크리스마스 캐럴의 내용은 인색한 부자 영감 스크루지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과거 유령과 미래 유령을 만나 자신의 전 생애를 돌아본 후 개과천선한다는 내용입니다.

 

찰스 디킨스가 어렸을 때, 하급 공무원이었던 그의 아버지는 빚을 갚지 못해 감옥에 가게 됩니다. 찰스 디킨스는 학교에 가는 대신 구두약 공장에서 일을 하게 됐고 11살에 12시간씩 노동하며 쥐가 들끓는 곳에서 생활합니다. 유명 작가가 된 현재에도 그는 공장에서 일했던 어린 시절의 악몽을 꾸곤 합니다.

 

여전히 경제관념 없이 사치하고 철없는 부모는 연락도 없이 찰스의 집에 들이 닥쳐 눌러 앉습니다. 한 달째 돌아갈 생각을 않고 집필에 방해가 되는 아버지를 향해 찰스 디킨스가 말합니다.

시골에 집도 사 드렸고 생활비도 드렸잖아요! 이제 집으로 돌아가세요!!”

찰스 디킨스는 그런 자신이 스크루지와 다를 바 없다고 자책하죠. 결국 사람은 변하지 않는 걸까요.

 

찰스 디킨스는 스크루지에게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을 살 기회를 줍니다. 스크루지는 인색한 구두쇠가 아니라 자애롭고 타인의 짐을 덜어주는 인물로 거듭나지요. 더불어 찰스 디킨스도 아버지와 화해합니다.

 

크리스마스 캐럴은 발표 즉시 완판 되었고 이 소설을 계기로 특정 종교인들의 기념일이었던 크리스마스가 어려운 이웃을 돌보고 온정을 베푸는 절기로 모든 이의 날이 되었다고 합니다.

 

가족이나 친구 중에 일방적으로 주기만 해야 하는 관계가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내가 계속 줄 만큼 여유가 있고 주는 것이 행복하다면 괜찮겠지요. 그러나 아무래도 주거니 받거니, 기브 앤 테이크가 되어야 건강한 관계라고 생각됩니다.

 

찰스 디킨스는 유명한 작가로 성공한 후에도 어린 시절 공장에서 일했던 경험이 공포이며 상처로 남아있습니다. 자신의 불우했던 과거를 누군가 알게 될까봐 많이 두렵기도 하고요.

 

우리 모두의 내면에는 상처 받아 울고 있는 어린애가 살고 있습니다. ‘상처 받은 내면 아이 치유라는 책도 있지요. 어린 시절의 상처, 그 상처를 외면하려는 방어기제(건강하지 못한)가 성인이 된 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상처 받은 내면 아이를 방치할 경우 전 생애에 걸쳐 영향을 주며 건강한 삶을 방해한다고 하네요.

 

내면의 상처와 대면하는 일은 용기가 필요합니다. 영화 속 찰스 디킨스는 자신이 일했던 공장에 찾아 가서 어린 시절의 고통과 대면하죠.

 

아주 오래전, 목사님의 강권으로 그룹 성경공부를 한 적이 있습니다. ‘로뎀의 길이라는 내면 치유 프로그램도 있었습니다. 목사님이 눈을 감고 아주 힘들었던 순간을 회상하라고 하시더군요. 과거 고통 받고 있는 나를, 현재의 내가 끌어안고 토닥여 주라고 합니다. ‘괜찮다, 다 괜찮다고 위로해주면서요.

 

당시에는 집중이 안 돼서 간식으로 뭐가 나올까, 저녁에는 뭘 만들어 먹을까... 오만 잡생각을 했던 거 같네요. 상처 받은 내면 아이를, 어른이 된 내가 치유해 준다는, 참 멋진 일이었는데 말이죠.

 

공격적인 언행이나 잠수 도피 같은, 건강하지 못한 방어기제가 작동한다면 내 안에 상처 받은 아이가 울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봐야겠습니다.

 

블로그의 다른 글 읽기

생각하는 기계 vs. 생각하지 않는 인간 리뷰

기묘한 러브레터, 야도노 카호루 소설

추천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 줄거리, 모쿠슈라 뜻

(아래 공감누르기는 더 잘 쓰라는 격려가 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