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평창에 다녀왔습니다.
원주에서 치악재를 넘어 신림, 황둔, 주천을 거쳐 평창 전원주택으로 갑니다.
평창으로 갈 때는 꼭 황둔 쌀찐빵을 먹습니다.
서울 사는 아가씨(남편 여동생)도 맛있어서 포장해갔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서로 다른 가게의 쌀찐빵을 맛보았는데요.
지금은 단골 가게를 정했습니다.
쌀찐빵 맛은 비슷한데 가게 여사장님의 친절이 좋았습니다.
갈 때마다 작은 실랑이를 하곤 했는데요.
사장님은 지폐만 받고 백원 단위 값은 깎아 주시겠다하고
저는 백원 동전도 많으니 받으시라 하고요~
일부러 지폐 단위에 딱 맞게 사니까 덤으로 하나 더 얹어 주시는 넉넉한 인심의 사장님입니다.
진작 포스팅을 하고 싶었는데 쌀찐빵만 보면 사진 찍을 생각을 잊고 다 먹어 버리는 바람에 이제사 포스팅하네요.
팥이 가득 들어 있는 따끈한 쌀찐빵을 먹으면 마음도 폭신해집니다.
전국 택배도 한다고 하니 황둔 쌀찐빵 한 번 드셔보세요~
033-764-7269
010-2104-3247
연애시절, 도반(남편) 덕분에 황둔 쌀찐빵을 처음 알게 됐습니다. 방학으로 텅 빈 황둔 초등학교 교정 벤치에 앉아서 쌀찐빵을 먹었는데요. 색깔별(쑥, 흰쌀, 흑미, 단호박)로 여러 개 샀는데, 구태여 하나를 반으로 갈라서 나눠 먹었습니다.
제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본 도반이 다시 가게로 가서 집에 가서 쪄 먹으라며 1박스를 사 주었습니다. 아직도 그때의 몽글몽글했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다시 어제, 쌀찐빵 먹고 기분 좋아진 제가 물었습니다.
나 : 오빠, 오늘 바지 입으면서 뭐 달라진 거 못 느꼈어요?
도반 : 글쎄... 잘 모르겠는데?
나 : 오빠가 바지 허리가 너무 크다고 해서 내가 서툰 바느질로 줄여놨는데~ 꽤 많이 줄였는데 몰랐으면 불편함 없이 잘 줄인 거네. 음... 허리 줄인 걸 내가 몰랐으면 오빠는 어떻게 말했을까?
도반 : ‘포동아~ 모를 수도 있단다~’ 이랬겠지.
나 : 푸흡.. 하하하~ 참 예쁜 말이네~! 원래 오빠 버전으로 내가 해 볼게요. ‘관찰력이 그렇게 없어서야. 눈 뜬 장님이 따로 없구나.’
도반 : ...... 우리 포동이가 말 예쁘게 하는 사람 만났어야 했는데...
나 : 뭘 또 그렇게까지~ 연애시절에는 오빠도 말 참 예쁘게 했잖아요~! 그리고 근래에 오빠가 말을 예쁘게 해서 기분이 참 좋은 걸. 카리스마 넘치는 우리 오빠, 말도 예쁘게 해서 굿 보오이~!(앵무새 김루이 흉내를 내는 척하면서 아무리 카리스마 강해도 내게는 귀여운 소년임을 내포함^^;)
김창옥 교수님은 결혼 상대자로 말이 따뜻한 사람을 만나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지훈 변호사는 논어의 교언영색을 풀이하며, 교언영색 할 줄 모르는 사람은 거르라고 했지요.
작은 말 한 미디도 찐빵처럼 따뜻하고 몽글하게 하도록 스스로 살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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