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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삶 사랑.../일상 소소한 이야기

빼빼로데이 내돈내산 막대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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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위 셋째 언니는 어려서부터 깔끔하고 명민했다.

너댓살 때 동화책을 줄줄 외워서 부모님은 언니가 천재인 줄 알았다고 한다.

그런 언니 밑에서, 하지 말라는 일을 기어이 하고마는 나는 미련이라고 불렸다.

 

중학교에 입학하자 언니와 이름이 비슷하니까 선생님들이 알아봐주었다.

나는 예쁘다는 소리를 듣던 언니랑 전혀 닮지 않았다.

네가 00이 동생이야?? 니네 언니 공부 정말 잘했다~!”

 

먹는 것은 언니보다 더 많이 먹고 싶었지만

공부는 딱히 언니보다 더 잘 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그래도 저런 말을 종종 들으니까 공부에 흥미는 없어도 언니 얼굴을 봐서 조금 해야 할 거 같았다.

공부를 조금 하니까 전교 1등을 해버렸다. 뭘 또 그렇게까지.

너무 했나 싶어서 예전의 나로 다시 돌아갔다.

 

언니는 연예인을 좋아하는 걸 품위 없는 일이라 생각한 듯하다.

제임스 딘 사진을 사서 내게 주곤했다.

언니 : , 제임스 딘 좋아하지?

: 내가?? 뭐 싫어하지는 않아.

언니가 자꾸 사진을 주니까 제임스 딘이 정말 좋아져버렸다.

 

여기까지가 서론.

언니의 뒤를 잇는 사람이 도반(남편)이다.

 

나를 위해 샀다면서 과자들을 풀어 놓고 본인이 거의 다 먹는다.

도반 : 난 하나만 먹을 게. 나머지는 행운동이가 다 먹어.

내 눈에 안 띄게 잘 숨겨 놔.

 

그래 놓고는 내 서랍 속에 숨겨 둔 과자를 찾아서 조용히 먹고 있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마음이 간질거린다.

: 우하하하~ 오빠 뭐해요?!

도반 : ...... 하나만 먹을 게...

 

매일 하나씩 하나씩 야금야금 먹고 다 떨어지면 또 사온다.

도반 : 이번에는 양갱이야~

난 하나만 먹을 게. 나머지는 행운동이가 다~ 먹어.

 

2~3년 전까지 도반은 애연가였다.

도반이 흡연가라는 걸 알고 내가 실망하자 쟁여둔 담배를 다 피운 후에 담배를 끊겠다고 했다.

 

: 그렇게 담배 끊기가 힘들면 금연상담사 도움을 받아 봐요.

도반 : ...... 사실, 내가 금연상담사야......

 

약사로서 금연 치료 교육을 받고 금연 상담사가 된 모양이었다.

치병을 해야 해서 억지로 담배를 끊었지만 궁금한 입을 달래기 위해 과자가 당기는 모양이었다.

한 개에 990원 가성비 좋은 마트 빼빼로 과자

 

흡연의 순기능도 있겠지만 내가 보는 흡연은

몸 버려, 돈 버려, 담배꽁초로 환경 버려, 담배 연기로 남의 기분 버려...

다들 알면서 오죽하면 끊지 못할까 싶기도 하고.

 

가끔 타인의 담배 연기로 간접 흡연할 땐,

흡연자들이 우주복 헬멧같은 걸 쓰고 흡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유해 연기를 흡연자가 다 흡입하라고 하면 너무 잔인하니까

헬멧 안의 공기가 그 안에서만 순환하면서

정화 장치가 있어서 유해성분을 분해하면 좋겠지.

본 빼빼로 메모는 연출된 것임

 

이웃님들의 빼빼로데이 포스팅을 보고 

매번 과자를 얻어만 먹었는데, 도반에게 줄 막대 과자를 사봤다.

메모는 블로그에 포스팅 하려고 연출한 거다.

 

모두 행복한 빼빼로데이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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