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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수요일은 반일만 근무한다. 오전에 부슬거리던 비가 멎고 낮에는 쨍쨍 해가 났다. 봄인가 하면 여름인, 계절 변화에 익숙하다. 봄옷을 다 입어 보지 못하고 여름옷을 입게 되곤 한다. 카페 Huh에서 커피를 마시며 두세 시간 책을 읽을 참이었다. 한 시간 정도 지났을 때 인디밴드 잔나비의 노래,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가 흘러나왔다. 각종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잔나비는 이제 더는 언더그라운드가 아닌 듯하다. 카페에 앉은 지 한 시간 만에 나와서 프리지어 한 단을 사 들고 집으로 향했다. 글을 쓰기 위해. 느낌이 충만할 때 스마트폰으로 글쓰기는, 내 생각을 따라잡지 못한다. 손가락이 노트북 자판 위를 토톡톡톡 날아다녀야 한다. 친구의 플레이 리스트에 잔나비가 있었다. 친구와 함께 들었던 곡은 ‘뜨거운 여름밤은..
식약동원 밥이 보약 오늘 저녁 남편의 저녁상이다. 현미 보리 흑미 귀리 호박씨 시래기를 넣어 지은밥에 시금치 고사리 곤드레 김치를 넣어 비빈다. 파프리카 상추 토마토 바나나 가지에 감식초 드레싱을 뿌린 샐러드. 다른 날은 수비드 닭가슴살을 살짝 구워 안주로 삼는데 오늘은 남편이 좋아하는 꽁치를 구웠다. 지난 주말 평창에서 뜯은 여린 쑥으로 쑥국을 끓였다. 보리새우를 듬뿍 넣고 된장을 풀었다. 지인이 직접 말려 갈아 준 표고버섯 분말, 다진 마늘, 들깨가루를 넣었다. 쑥향이 기가 맥혔다. 미식가인 남편이 정말 맛있다며 두 그릇을 들었다. 엄마가 택배로 보내주신 반찬이 오늘 도착했다. 열무김치, 건새우마늘종볶음, 매실 장아찌. 남편이 진짜루 맛있다며 사진 속 반찬을 거의 다 먹었다. 진짜루 짤 텐데... 남편이 잘~~ 먹었다며..
평범하지 않은 작가 공지영의 지인이 술자리 담소에서 '예술가에게는 어느 정도 규범에서 벗어남을 인정해 줘야 하지 않나' 라고 했단다. 마약 복용 협의로 법정에 선 작가 프랑스와즈 사강은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고 변론했다. 이외수의 외도에 대해 잡지사 인터뷰에서 부인은 말했다. "남편의 창작에 영감이 된다면 이해할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위의 모든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예술가는 상상과 추억과 경험과 수천 년 쌓인 간접경험(책, 영화, 다큐멘터리...)이라는 훌륭한 영감의 원천이 있다. 회원수 십만 명이 넘는 카페에 올린 글이 인기를 끌며 작가라는 별칭을 얻었고 엄마의 자서전을 대필했으니 대필작가라는 이력이 있으나 내 책을 낸 적은 없으니 진짜 작가는 아니다. 남편에게 말했다. "글쓰는 능력을 왜 ..
옛사랑의 추억 사무치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만 세 살 이전에 평생 영향을 줄 성격의 큰 틀이 형성된다고 한다. 소설가 김형경씨의 심리 에세이 [사람풍경]에도 나오는 이야기다. 주양육자(대부분 엄마)와 애착이 잘 형성되지 않았을 경우 성인이 돼서 불안과 우울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며칠 전 뉴스에서 돌보미에게 학대당하는 아기의 영상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아기와 아기의 부모가 받은 상처를 어쩌면 좋나. 돌보미는 반드시 실형을 받아 일벌백계로 삼아야 한다. 김형경씨는 동생이 태어나자 엄마에게서 떨어져 할머니 집에 보내졌다. 성인이 되어 우울감에 시달리게 되자 심리 상담 치료를 받았다. 후에 어릴 적 경험한 분리불안이 우울의 원인일 수 있으리란 생각을 한다. 김 작가는 상담 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3권의 심리 에세이를 썼다...
4월 주가 전망 경제공부, 특히 주식공부를 시작하면서 정부 정책, 환율의 변화, 세계 경제와 정세 등에 관심이 많이 간다. 매일 유튜브로 챙겨 보는 주식 전문가 선생님들의 마감 시황도 참 흥미롭다. 선생님 A : 요즘 주가가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있죠. (샘~ 롤러코스터요~) 선생님 B : 옛날 맹키로, 어? 북한이 미사일 한 방 쏘면 주식이고 나발이고 없어요! (샘~ 주식을 말캉 빼야되나요?) 선생님 C : 지정학적 리스크로 말짱 도토리묵이 될 수 있어요. (샘~ 도루묵이요~) 향후 주가를 전망함에 있어서 경기와 돈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소득 주도 성장을 펴는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은 문제 있어 보인다. 최저임금 인상의 수혜자들은 소득 최하위 노동자여야 하는데 오히려 일자리를 잃어버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성공적인 다이어트 도전기 작년 4월 23일에 를 시작했다. 내 인생 최고의 몸무게 55kg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체중변화, 실천사항 등 다이어트 일지를 기록하려고 마련한 노트) 많이 걷기, 식사량 줄이기를 실천하려고 했으나 의지박약이었다. 프로젝트는 흐지부지되었고 작년 말에 몸무게는 56kg으로 신고가를 경신하고야 말았다. 스물 서너 살부터 마흔 중반까지 별 노력 없이 50kg를 넘지 않는 55사이즈를 유지했었다. 옷가게에 가면 날씬하다는 칭찬을 많이 들었다. 우선 젊었기 때문에 기초대사량이 높았을 것이고 과민성 대장 증상이 있을 만큼 장이 좋지 않아 영양분 흡수력이 낮았을 것이다. 외식을 하지 않으니 과식의 기회가 거의 없었다. 마흔 후반부터 기초대사량이 현격히 줄었고 장이 좋아졌으며 과식을 부르는 외식을 많이 하게 되었..
배려하는 부부로 늙어가길 매년 2번, 봄 가을에 시부모님을 모신 성환 천주교 추모공원에 간다. 올봄엔 3월 30일 토요일에 가게 되었다. 수요일에 미리, 전을 부치기 위한 동태포, 통북어, 사과, 배...등을 샀다. 금요일, 퇴근 후 지친 몸, 부은 다리로 서서 전을 부쳤다. 거한 제사상을 차리지 않음에 감사하며. 남편에 의하면 15년 넘게 부모님을 뵈러 가는 날은 항상 맑았다고 한다. 30일 토요일은 많은 비와 눈이 예보되어 있었다. 성환으로 가는 길, 해가 났다가 비가 오다가를 반복했다. 그러나 성환에 도착하자 거짓말처럼 날이 갰다. 남편은 비가 오면 아들이 힘들까봐 부모님이 맑은 날씨를 주셨다고 했다. 관리사무소에 마련된 조화 꽃가게에서 예쁜 꽃을 골라 계산했다. 깔끔하게 관리된 추모공원에 들어서면 마음이 편해진다. 올해는..
4월은 잔인한 달 주식 공부에 푹 빠져서 굳어 있던 뇌를 너무 혹사한 것 같다. 하루에 여섯 시간을 자는데도 현기증이 났다. 여덟 시간씩 수면을 취하니 현기증은 사라졌다. 남편이 힘내라고 장어를 사줬다. 공부도 체력이 뒷받침돼야 할 수 있다. 요즘 챙겨 먹는 약들이다. 분홍색은 비타민B군과 비타민 C(비올-씨 정), 노란색은 잇몸약(덴타자임 캡슐), 밤색은 사유(헉! 뱀기름)성분이 함유된 눈 영양제(아이플러스 연질캡슐), 자주색은 마그네슘이 든 혈액순환제(쎄토마 연질캡슐)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 아침은 먹지 않고 양배추즙과 생강계피꿀차를 마신다. 출근해서 청소를 마친 후 행복한 간식 시간을 갖는다. 찐 고구마, 구운 계란, 사과, 바나나, 딸기, 오렌지... 등을 먹는다. 어느새 검고 앙상한 나뭇가지에서 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