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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설인아 ‘나도 참 나쁜 년’이라는 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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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찾을 필요가 없는 편리함으로 영화 리뷰, 드라마 줄거리로 포스팅 중이다. 조회수가 터진 포스팅은 1건에 5만원이 넘는 애드센스 수익을 안겨주기도 한다. 얼마전 OTT 플랫폼에서 미드 예고편 리뷰 포스팅 제안이 들어와 진행 후 원고료를 받았다. 개인적으로 관심이 컸던 미드라 과장 없이 솔직한 리뷰를 작성할 수 있었다. 하나의 카테고리로 꾸준하게 포스팅하는 것의 중요성을 느꼈다. 

 

요즘은 드라마 주연 배우들이 어려 보여서 엄마 미소를 짓고 보게 된다. 배우가 앳된 것도 있지만 내 나이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월화 드라마 오아시스의 장동윤(이두학 역)이나 추영우(최철웅 역)가 유난히 어려 보인다.

 

진심으로 사랑하던 남녀 A, B 중 한 명(A)이 수년 간 실종되거나 사망으로 추정되어 남은 사람(B)이 다른 사람과 결혼하게 되는 스토리가 가끔 등장하곤 한다. 가정을 이루고 잘 살고 있던 B 앞에 어느 날 갑자기 A가 나타나며 갈등을 야기한다. 다행히 드라마 오아시스는 최철웅(추영우 분)의 계속 된 구애에도 꿈쩍 않는 오정신(설인아 분)으로 인해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같은 장면은 연출되지 않았다.

 

 

오정신은 최철웅에게 확실한 선을 긋는다. 그럼에도 포기할 줄 모르는 최철웅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오정신을 돕는다. 사업에 필요한 고급 정보를 조사해서 알려주고 사업 자금 대출에도 힘써 준다.

오정신 : 철웅아, 고마워. 나도 참 나쁜 년이다. 네 마음 다 알면서 이렇게 도움만 받다니. 철웅아, 너는 나한테 소중한 추억같은 존재야.

 

오정신은 철웅에게 너는 소중한 추억같은 존재라고 선을 그으며 현재의 연인이 될 수 없음을 알린다. 그럼에도 철웅의 도움을 받는 것은 일말의 여지를 남기는 일이라 스스로 참 나쁜 년이라고 자각하는 것이다. 먼먼 옛날, "You are nothing but my past."라는 독설을 날린 적이 있다.  

 

인생을 살 때는 살짝 비겁해지는 게 유리할 때가 많다. ‘나쁜 년인 걸 알면서 도움을 받는 오정신처럼. 나는 그게 참 힘들다. 대기업 계열사에 다니던 젊은 시절, 사표를 냈다. 매사에 열심이라며 나를 많이 아껴주시던 부장님이 퇴사를 말렸다. 월급 많이 주는 회사니 잘 다니다가 좋은 사람 만나 결혼하라는 것이다. 그런 말에 퇴사를 번복할 거면 사표를 내지도 않았을 것이다.

부장님 : 정 그만두려면 다음 달에 보너스 200% 나오니까 그거 받고 퇴사해.

: 퇴직금이면 충분합니다. 퇴사할 거면서 보너스까지 챙기며 회사에 누를 끼치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의 나라면 당연히 보너스 200%를 챙기고 퇴사했을 것이다. 그러나 남에게 피해주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성향은 오십대인 지금도 무척 강하다. 지나친 완벽주의나 도덕적 결벽증은 스스로를 피곤하게 만들기에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어느 평론가의 말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순하게 착하거나 나쁜 사람이 아니라 누구나 복잡하게 나쁜 사람인 것이다.

 

복잡하게 나쁜 사람인 나는, 드라마 속 오정신처럼 최철웅의 도움을 받았을까. 젊은 시절의 나였다면 당연히 거절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역시 거절했을 것이다. 사랑하는 마음을 받아줄 수 없는 이성과는 연락마저 차단하는 게 나의 선택이다. 희망고문을 극도로 싫어한다. 짝사랑으로 애틋할 수박에 없는 상대방의 눈길이... 싫더라. 싱글들의 친목 모임에서 동시 다발적인 관심과 고백을 받은 적도 있지만 한 시기에 단 한 사람하고만 사랑을 나눴다. 이게 당연한 건데 당연하지 않은 사람도 많았다.

 

다음은 현재, 단 한 사람과의 일상이다.

 

뇌섹남 도반(남편)은 제품 설명서를 읽지 않는다. 십중 팔구는 설명서 없이도 잘 조립하고 사용한다.

도반 : 머리를 써서 물성을 이해하면 설명서가 필요 없어.

문제는 십중 한둘인데 그건 설명서 읽는 걸 좋아하는 내가 해결한다. 설명서에 쓰인대로 은근히 알려줘야지 가르치듯 알려주면 삐진다 좋아하지 않는다.

 

도반 : 행운동이(내 애칭) 외출하는 길에 건전지 좀 사다 줘. (코인 건전지를 내밀며) 이거보다 살짝 얇은 걸로 사면 돼.

: 정확한 규격이 있어야 실수 없이 사오는데?

도반 : 그냥 눈대중으로 알 수 있을 거야. 나도 눈대중으로 샀어.

: 제품에 따라 두께, 지름, 전압 모두 다를 수 있는데... 우선 사 와 볼게요.

 

도반은 폐건전지 보관함을 뒤지더니 정확한 제품을 찾아왔다. 코인 건전지에 쓰여진 제품 규격을 확인했다.

: CR2025. 아까 준 건 CR2032였고.

도반 : 그게 다 보여? 행운동이 시력 참 좋네!

: !

 

독서가 취미에 꼼꼼함에서 둘째가라면 첫째가는 도반이 유독 설명서를 읽지 않는 건 스스로를 과신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제는 글씨가 작아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었다.

도반이 설명서를 보지 않고 조립하다가 아주 가끔 이상하게 만드는 걸 볼 때면 속으로 '으이구~ 또 저런다~ 설명서 한 번 훑어보는 게 얼마나 시간이 걸린다고!' 비난의 마음이 들었었는데 이제 측은지심으로 바라볼 수 있겠다.

그나저나 요즘 매사에 측은지심이 줄어든 느낌이다. 몸에 수분 보충이 필요하듯 마음에 촉촉하고 말랑한 측은지심 보충이 필요하다. 어떻게 채워야할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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