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명 : 나의 아름다운 정원
지은이 : 심윤경
출판사 : 한겨레 출판
진행 : 변은혜 작가
도서 추천 및 발제 : 정00님
§ 1. 별점과 독후 소감을 자유롭게 발표합니다.
장00님 : 4.6
동구와 이웃들의 모습이 정감 있게 그려졌다. 어른다운 어른 박영은 선생님과 순수한 관계도 인상 깊다. 역사적 격변의 시기였고 동구 역시 너무 많은 슬픔을 겪어야 해서 안타까웠다. 동구의 다음 성장 이야기가 무척 궁금할 정도로 좋은 작품이다. 어린 동구가 어른들을 배려하는 모습에 뭉클했고 촉촉한 감성으로 읽었다.
김00님 : 4.0
완성도가 높아 몰입도도 높았다. 저자가 공들여 썼다는 게 느껴졌다. 세밀한 비유와 묘사가 좋았지만 과도해서 이야기 진행을 느슨하게 한 느낌이다. 영주 죽음이 불필요하게 느껴졌고 보기 싫은 영화를 억지로 보는 느낌이었다. ‘아름다운 정원’은 가질 수 없기에 희망고문으로 여겨졌다. 동구 역시 엄마나 아빠처럼 참고 참으며 살아야한다는 게 가슴 아렸다.
정00님 : 4.5
1977년~1981년은 내가 살아보지 못한 시기였고 잘 몰랐는데 소설을 통해 접하며 충격이었다. 이 책은 오디오북 북큐레이션 추천으로 먼저 들었다. 처음에는 동구 엄마 입장에 감정 이입이 됐는데 2독을 하고 나니 악역인 할머니의 입장을 더 이해할 수 있었다.
강00님 : 4.9
동구의 성장을 다룬 따뜻한 이야기로 눈물 나는 부분도 있었다. 이야기 속에 현대사를 적절히 배치함으로 역사적 사건을 상기할 수 있었다. 아버지, 엄마, 할머니, 박영은 선생님 모두 현실에 있을 법한 인물이었다. 영주가 생뚱맞다고 느꼈으나 마지막에는 이야기와 어우러져 조화를 이뤘다.
강SK(필자) : 4.5
작가가 작은 것도 세심하게 관찰하고 따뜻하게 묘사하는 부분이 좋았다. 0.5점을 뺀 이유는 영주의 죽음 이라는 장치가 꼭 필요했을지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또 그토록 동구를 구박하던 어른들이 영주 죽음에 결정적 원인 제공자인 동구에게 갑자기 관대해진 점, 동구처럼 섬세한 아이가 어른도 감당하기 힘든 충격과 죄책감을 짧은 시간 안에 스스로 이겨낸다는 것이 개연성 부족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 2. 인상 깊은 부분과 이유를 말해봅시다.
정 : 엄마가 할머니 앞에다 고추장독을 던진 부분이다. 시어머니의 정서적, 언어적 학대를 참고 참다가 결국 그런 행동을 했다. 엄마가 너무 참았다. 그 상황까지 가기 전에 목소리를 냈다면 좋았겠다.
강 : “대문이 닫히면서, 아름다운 정원의 전경이 차츰 좁아지더니 마침내 가느다란 광채의 선이 되었다가, 갑자기 시야에서 녹슨 철문의 모습만 들어왔다. 아름다운 정원의 모습은 이제 기억 속에 하나의 영상으로만 남게 되었다. 차가운 철문을 힘주어 당기며 나는 아름다운 정원에 작별을 고했다. 안녕, 아름다운 정원. 안녕, 황금빛 곤줄박이.
아름다운 정원에 이제 다시 돌아오지 못하겠지만, 나는 섭섭해 하지 않으려 한다.” (p.350)
=> ‘아름다운 정원’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순수한 동심과 유년시절의 아름다운 기억들을 상징한다고 보았다. 일찍 철 든 동구의 유년시절이 끝났음을 알 수 있다.
장 : "동구야, 잊지 마. 네가 말을 할 수 있는 한, 너는 글씨를 읽고 쓸 수 있어. 지금 네 머릿속에 무언가 훼방꾼이 들어앉아 있는 건데, 그 녀석을 쫓아내기만 하면, 너는 후련하게 책을 읽고 글씨를 쓸 수 있을 거야. 그리고, 글씨가 있는 세상은, 참 놀라운 세상이란다."(p.135)
=> 박영은 선생님이 힘듦을 겪고 있는 동구에게 희망을 주는 부분이 뭉클했다. 진정한 어른의 모습이다. 저도 자녀가 못하는 부분이 있을 때 용기를 북돋아주고 싶다. 폭언과 정서적 학대를 하는 할머니에 대해서도 선생님은 따뜻한 시선으로 동구의 이해를 돕고 있다.
변은혜 작가님 : 동구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듯한 심정”으로 박영은 선생님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하는 장면이 나온다. 박 선생님은 절박한 아이에게 희망을 주는 귀한 분이다. “경쟁은 야만이다”나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같은 책을 통해 우리나라 교육 실태를 돌아보고 교육 개혁에 관심을 가져야한다. 고등학생 시절을 “축제 같았다”고 표현한 독일인과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을 비교하게 된다.
김 : “나를 믿고 감을 향해 손을 뻗었던 영주는 허공에서 손을 한번 허우적거린 후 도리 없이 뒤로 넘어간다. 나는 히히덕거리며 흙바닥에 누워 있는 영주에게 손을 내밀어 일으켜 세운다.
'거 봐. 이제 계단 모서리는 다 부서졌고 흙도 부드러워서 전혀 다치지 않아.'”(p.324)
=> 영주를 잃게 된 사건을 동구의 꿈속에서 재구성하는데 사실적 표현이 마음에 위로를 주었다. 동구에게 ‘아름다운 정원’은 영주요, 박영은 선생님이었다. 동구는 아픔을 안으로 삭이며 가족들을 위해 희생한다. 소설가 선생님으로부터 “소설 내용은 여러분의 생각보다 더 극단적이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 맥락에서 ‘영주의 죽음’이라는 장치도 이해할 수 있다.
강SK(필자) : “나는, 나는 다시 공부 못하는 돌대가리 한동구가 되어 아무의 눈길도 받지 못하며 교실에 있는 65개 책상의 한 칸을 차지한 한 덩어리 까만 머리통으로 지내게 될 것이다. 나는 아름다운 공주님의 사랑을 받아야만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는 슬픈 개구리 왕자였다.”(p.173)
=> 강남 테헤란로 벤처기업 근무시절에 서울대와 카이스트 출신 임직원들과 일하면서 스카이 출신이 아니라고 대놓고 무시당한 적이 있었다. 3년 정도 거의 매일 야근하며 박카스를 달고 살았다. (그들이 어렵다던) 프로젝트 세 개를 성공 시키며 팀장으로 고속 승진하게 되었다.
몇 년 후 수학 공부방을 운영하며 공부 못하는 학생들에게 더 큰 관심과 애정을 쏟았고 학업 성취도가 놀랍게 향상되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 벤처기업에서 무시당했던 경험이 없었다면 공부 못하는 학생들처럼 소외된 이들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최고의 학벌도, ‘~사’자 붙은 직업도 그 자체로는 대단한 게 아니며 타인에 대한 따뜻한 배려와 친절 같은 인품이 중요하다는 걸 머리가 아닌 삶의 태도로 장착했다. ‘돌대가리 한동구’에게는 아름다운 영혼이 깃들어 있다. 매 순간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우리의 영혼도 날로 아름다워지길 염원한다.
§ 논제 1.
[이 소설은 70년대말 80년대 초 배경으로 펼쳐집니다. 굉장히 어수선한 시대였더군요. 제가 근현대사에 관한 관심과 배경지식이 많이 부족하다보니 소설에서 쓰여진 정보만으로 글을 읽어야해서 그 시대를 제대로 이해했는지 의문이 듭니다. 여러분들의 느낌과 감상이 궁금합니다.]
강SK : 1977년부터 1981년까지 있었던 큼직한 사건은 1979년 10.26 박정희 대통령 시혜 사건, 같은 해 12.12 전두환의 군사 반란, 1980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있었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에 초점을 맞춘다면 박영은 선생님의 대사를 빼 놓을 수 없다.
“지금도 나는 가끔 그런 질문을 해요. 사람들의 피가 담벼락을 적시고 하수구로 흐르는 그날이 온다면, 나는 과연 거리로 나설 수 있을 것인가? (중략) 하루라도 나의 갈 길을 확신하며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의심 없이, 두려움 없이, 흔들림 없이, 광화문 앞에 해태처럼 활활 타오르는 불꽃을 온 몸에 휘감고 담대하게 내가 걸어야 할 길을 갈 수 있다면 말이에요.”(p.248~249)
=> 1980년 당시 ‘광주 민주화 운동’은 ‘광주 사태’라고 불렸다. 군사 정권의 통제가 철저해서 국민 대다수가 무장한 불순분자들의 내란이라는 언론 보도를 믿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민주화 운동에서 요구한 것은 “계엄령 철폐와 전두환(全斗煥) 보안사령관을 비롯한 신군부 인사들의 퇴진, 김대중(金大中) 석방” 등이었다.
소설 속 박영은 선생님같이 시대의 아픔에 괴로워하고 담대하게 걸어가야 할 길을 걸어가다가 목숨을 바친 분들 덕분에 이만큼이나마 우리나라의 민주 발전과 번영이 있다는 생각에 감사함을 느낀다. 박영은 선생님의 질문은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도 필요하다.
정 : 소설 속 술자리 대화에서 박영은 선생님은 운동권 일선에 나선 동기나 선후배에게 죄책감과 미안함을 느끼는 듯했다.
강SK : 유신체제와 쿠데타, 군사정권의 억압이라는 현실에서 ‘낭만’을 죄스러워하던 시기였다.
김 : 7~8세 무렵 이화여대 주변에 살았는데 가족들과 연세대를 지나가며 데모를 목격했다. 어렸기에 시대의 아픔을 알지 못했고 체루탄 연기가 그저 신기했었다.
장 : 우리나라의 현대사에 대한 지식 없이 살았는데 자유와 민주화를 위해 투쟁한 분들께 죄송하고 감사하다. 더 공부하고 싶다.
강 : 아직도 우리는 싸워서 쟁취해야 할 것들이 많다. 지옥같은 입시 환경, 환경오염, 빈부격차 등 지금도 전쟁 중이다.
정 : 관심 없던 분야도 북클럽을 통해 관심이 생기며 시야가 확장되고 있다.
변 작가 : 북클럽 이름을 체인지 리더(change reader)로 지은 건, 책을 읽고 나만의 힐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변한 후 세상을 변화시키는 독서가가 되자는 뜻을 담았다. 문학, 자기개발서 뿐 아니라 인문 교양서 등 다양한 책을 읽어야 한다.
변 작가 : 각자 ‘아름다운 정원’을 어떻게 해석했나?
장 : 동구에게는 삼층집의 아름다운 정원이 동경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마음대로 들어갈 수 없는 금지의 구역이었지만 힘든 상황에서 잠시 벗어나 쉴 수 있는 장소였다.
변 작가 : 여러분의 아름다운 정원은 어디인가?
장 : 우리집 정원이다. 정성들여 가꾼 꽃과 나무들, 아침에 정원을 가로질러 부는 신선한 공기가 좋다.
김대운 배우 : 작가는 아름다운 정원을 파라다이스로 생각한 거 같다. 나에게는 무대다.
강SK : 김대운 배우님이 출연한 ‘수상한 집주인’을 관람했다. 정말 무대에서 날아다니는 느낌이었다. 멋졌다! 실제 성격과 180도 다른 역할을 완벽히 소화해서 존경스러웠다. 그날 이후 팬이 되어서 인스타그램 팔로우했다.
정 : ‘아름다운 정원’은 안전한 곳, 요새같은 곳이다. 나에게는 도서관이다. 상호대차도서 도착 알림이 오면 연애편지 받듯 설렌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서 나만의 공간이 꼭 필요하다. 결혼 생활이 이런 줄 알았다면 결혼하지 않았을 것이다.
강SK : 결혼 자격증 시험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랬다면 나는 떨어졌을 거고 결혼 못했을 거고 더 좋았을 거다. (결혼하지 않았을 거라는 분이 필자를 포함, 총 3명 있었다.) 나의 아름다운 정원은 분위기 좋은 카페, 그림 전시회, 뮤지컬, 연극, 콘서트 등 공연장이다.
김 : 연애 시절의 설렘을 잊어서 그렇지, 같은 상황이 오면 또 결혼하실 거다.
(어............... 그러네. 연애 시절의 남편이라면 나 또 결혼했을 거 같네.^^;)
강 : ‘아름다운 정원’은 앞서 말씀 하셨듯 파라다이스, 실낙원을 상징하는 거 같다. 저에게는 친정어머니다.
변 작가 : 동구가 ‘나의 아름다운 정원’은 잃었지만 살아가면서 새로운 정원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모임은 7월 23일이며 김대운님이 준비해주신 자료로 진행하겠다.
다음 원주 북클럽 체인지리더 모임 일정은 다음과 같다.
일시 : 7월 23일 화요일 오전 6시 30분
장소 : 원주시 단구동 맥도날드 DT점
선정도서 : 지킬 앤 하이드 (개인 소장 자료)
참석 희망자는 네이버카페 책마음 커뮤니티에 가입하고 리더의 안내를 따르면 된다.
https://cafe.naver.com/bookmaumsal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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