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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맛집 길모퉁이 찌개전문 동태찌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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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가을이라지만 단풍을 즐길 시간은 충분합니다. 마음의 여유만 있다면.

염도 높은 국물 요리는 건강을 위해 자제하는 편인데

찬바람이 불자 뜨끈한 찌개가 생각나나보네요. 도반(남편).

 

도반 : 오늘 저녁 준비하지 마. 외식하자.

어제 점심에, 요 며칠 기분이 좋지 않은 도반이 짧게 말합니다.

오후 6. 자주 가던 남원추어탕 집으로 가겠거니 하며 따라나섰습니다.

도착한 곳은 남원추어탕에서 50~60m 거리에 위치한 길모퉁이 찌개전문점이었네요.

원주 맛집 길모퉁이 찌개전문 카카오 맵 

 

코로나 시국에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하게 되는데 도반은 거침없이 들어가 앉습니다.

원주 맛집답게 사람이 많아요

 

. 사람이 많다는 건 맛집이라는 거죠.

동태찌개 2인분에, 고니 추가, 소주 한 병, 맥주 한 병을 주문합니다.

참고로 저는 고니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젊은 사장님이 밑반찬을 셋팅해 줍니다.

장조림, 조미김, 콩자반, 콩나물, 짠지무침, 김치가 세팅되고 나중에 계란말이가 나왔습니다.

 

도반 : 장조림 짭짤하고 맛있다. 먹어 봐.

저는 그래요?”라며 장조림 한 점을 집어 먹습니다.

미식가인 도반의 말대로 간이 알맞아서 맛있더군요.

그런데 저는 소고기 장조림만 좋아합니다.

맛있다고 맞장구를 친 후 다시 먹지 않습니다.

원주 찌개 맛집 밑반찬

저는 콩나물이 맛있었습니다.

마늘도 파도 넣지 않았는데 간이 딱 맞으면서 감칠맛이 나더군요.

드디어 동태찌개가 나왔습니다.

원주 찌개 맛집 길모퉁이 동태찌개

 

왜 손님들이 많은지 알겠더군요.

재료가 신선해서 국물이 차암~ 시원했습니다.

고니를 추가해서 고니가 많은 건 알겠는데 알도 상당히 많이 넣어주십니다.

 

도반 : 재료를 아끼지 않는 주인의 마음의 보인다~

: 그러게요. 가성비, 가심비 모두 만족스럽네~

 

도반 : 시원하게 맥주 한 잔 쭈욱 마셔~

애주가인 도반은 술을 권하는 것이 최고의 서비스인 거 같습니다.

근데 다른 집 맥주보다 더 낮은 온도 보관인 듯 정말 시원하고 톡 쏘고!

칼칼하고 뜨끈한 동태찌개와 목에서 눈이 내리듯 시원한 맥주의 조합, 기가 맥힙니다~

물론 소주 잘 드시는 분들은 찌개엔 소주죠!

맥주가 얼마나 맛있었으면 사진 두 번 찍었습니다.


사람은 자신에 대한 메타인지가 잘 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타인이 보는 나에대한 객관적인 시각과 편향된 시각을 구분해야 합니다.

도반이 보는 나는 편향된 시각일 때가 많습니다.

 

(저는 학창시절 공부를 안했지만 성적은 잘 나왔습니다. 반장도 도맡아 하며 선생님들의 예쁨을 받았지요. 수학은 수업만 집중해서 들으면 백 점이 나올 만큼 잘했습니다. 덕분에 서울소재 중상위권 대학 전산학과를 졸업했습니다. 공부보다 회사 일이 재밌어서 일중독자가 되었고 테헤란로 벤처기업 기획 팀장까지 했었죠. 도반의 시각이 편향적임을 호소하려는, 유치한 문장들입니다...)

그러니까... 저는 주위에서 잘한다~ 잘한다~ 칭찬만 들으며 살았습니다.

 

그러나 도반의 눈에 저는 철이 없고 현실 감각이 둔하며 일머리가 없는 사람입니다.

도반의 시각은 일부분 맞기도 합니다.

저는 타고나길 몽상가 기질이라 철이 없고 현실 감각이 둔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저를 관심 있게 보는 사람이라면 제 사고의 깊이가 결코 하찮지 않다는 걸 알 겁니다.

현실 감각을 키우기 위해 주식 공부도 하고 있지요.

원주 맛집 길모퉁이 동태찌개

 

도반은 종종 일머리가 없다는 언어폭력을 행사했었습니다. 지금은 아니구요^^

~ 칭찬만 듣고 살았던 저는 일머리가 없다는 말도 언어폭력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페이퍼워크에 능합니다.

그래서 서른둘에 부하 직원들을 거느린 기획 팀장도 되었겠지요.

성격이 불같았던 서울대 출신 사장이,

벤처육성기금 신청 기획서가 통과되자 특별 보너스를 챙겨주며 말했습니다.

강팀장 그래 열심히 공부했으면 하버드 대학 갔겠다. 사장보다 열심히 일해 주니까 나야 고맙지~”

 

그러나 요리, 정리, 청소 같은 몸을 쓰는 일에는, 일머리가 없습니다.

어떻게 한 사람이 모두 잘 할 수 있겠습니까...

 

도반은 요리를 잘 하는 것이 여자의 최고 덕목이라고 계속 가스라이팅했었죠.

신혼 초에는 요리에 남녀 구별이 어딨냐,

요즘은 요섹남이 대우 받는다,

우리 엄마는 살림보다 밖에서 하고 싶은 일하며,

훨훨 꿈을 펼치며 살라고 말씀하며 키우주셨다...

(여든 셋인 우리 엄마의 생각, 존경스럽네요, 정말.)

 

생활비를 전적으로 도반이 부담했다면 군말 없이 가사에 매진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기 때문입니다. 도반이 힘들게 돈을 벌어서 나를 먹여 살린다면, 양심상 살림을 잘 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저도 맞벌이를 했고 생활비에 일조했습니다.

 

, 제가 또 감정이 격해졌네요.

다시 동태찌개 집으로.

 

도반 : 요리를 등한히 하는 건 인품이 부족한 거야.

요리도 머리가 좋아야 잘 할 수 있는 거거든.

맛있게 식사를 하고 나오자 사위는 어둠입니다.

 

신혼 초의 저라면 도반의 말을 저에 대한 공격으로 느꼈을 겁니다. 그래서 다다다다다 해 붙였겠지요.

그러나.

어제의 저 : 맞아요~ 그래서 요리는 과학이고 예술인 거 같아요~

 

보글보글 찌개도 끓일수록 맛있고

한살한살 사람도 나이들수록 멋있고.

 

이상, 자기애가 넘치는 올리브나무의 도반 돌려까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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