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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인사 김영하 장편소설 철학적 질문을 SF로 감싼 당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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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책 소개하는 친구 올리브나무입니다. 김영하 작가가 살인자의 기억법이후 9년 만에 출간한 장편소설 작별인사(복복서가, 2022. 5. 2.)를 소개합니다. 하이퍼 리얼 휴머노이드가 출연하고 남북이 통일 된 근미래 배경의 흥미로운 SF소설입니다. 그런데 소설이 던지는 질문은 가벼운 재미에 그치지 않습니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나를 나라고 규정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영생은 추구할 가치가 있는 것인가’, ‘고통스런 세상에 태어났다 죽는 게 무슨 의미인가’, ‘이왕 태어났다면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어야 할 것인가’......

 

 

‘자작나무숲에 누워 나의 두 눈은 검은 허공을 응시하고 있다. 한 번의 짧은 삶, 두 개의 육신이 있었다. 지금 그 두 번째 육신이 죽음을 앞두고 있다. 어쩌면 의식까지도 함께 소멸할 것이다.’

 

작별인사 도입부는 결말을 묘사하며 시작하는 점과 휴머노이드가 화자라는 점에서 천선란 작가의 천개의 파랑을 생각나게 합니다. 68년생(202255)인 김영하 작가와 93년생(202230)인 천선란 작가가 묘사하는 휴머노이드 이야기는 모두 좋았습니다. 올해 쉰다섯 살인 김 작가가 AI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으며 그것을 새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탄생시킨 것에 감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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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작가는 2020년에 완성한 작별인사를 전면 수정하여 2022작별인사는 출간하며 다음과 같이 심경을 밝혔습니다.

‘이제야 비로소 애초에 내가 쓰려고 했던 어떤 것이 제대로, 남김없이 다 흘러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별인사 줄거리

남북이 통일 된 근미래, 철이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IT 기업의 연구원인 아버지와 평양에서 평화롭게 살고 있었습니다. 철이는 아버지 회사에서 제공하는 연구소 사택 단지 안에서 홈스쿨링을 받으며 삽니다. 엄마도 친한 친구도 없습니다.

 

어느 날, 직박구리가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한 철이는 마음이 쓰여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땅에 묻어 줍니다. 아버지는 철이가 혼자 단지 밖으로 나가는 것을 금지하는데 직박구리를 묻어 준 날 철이는 아버지를 놀래켜 주려고 단지 밖으로 외출하는 아버지를 몰래 따라갑니다. 바로 그 날, 철이는 감찰 휴머노이드에게 자신이 등록되지 않은 불법 휴머노이드라는 말을 듣고 체포되어 수용소로 끌려갑니다.

 

그간 철이가 알고 있는 모든 세계가 무너집니다. 그럴 리 없다고 강하게 부정하다가 그럴 수도 있겠다고 의심하다가 그렇구나 인정하고 수용하는 단계를 거칩니다. 철이는 수용소에서 사회에서 배제된 자들을 만나고 그들과 연대감을 느낍니다. 선이와 민이를 만나 처음으로 우정을 느끼게 됩니다.

 

작별인사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철이는 우정뿐아니라 직박구리의 죽음을 애도하는 등 인간의 감정을 그대로 느낍니다. 경험한 것들을 기억하고 잠자고 꿈꾸며 식사도 하고 배설도 합니다. 하이퍼 리얼 휴머노이드 철이는 인간일까요, 아닐까요. 신체를 이루는 물리적 구성 성분이나 (소설 중반 이후 밝혀지는 원격 통신 기능 등) 신체 능력으로 본다면 인간이 아니지만 그 외에는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철이입니다.

 

지금은 은퇴했지만 바둑으로 세계를 제패한 알파고는 스스로 학습을 통해 바둑 기술을 발전시켰습니다. AI의 머신 러닝은 놀랍습니다. AI분야 종사자들은 자체 기술 개발뿐 아니라 AI 윤리 정립에도 심혈을 기울야야 한다고 말합니다. AI가 인간 사회에서 지켜야 할 윤리 뿐 아니라 인간이 AI에게 지켜야할 윤리도 있습니다. 반려동물 보호법이 있는 것과 마친가지입니다.

 

철이는 기계이기 때문에 아무런 양심의 가책 없이 파기해도 되는 걸까요? 죽은 직박구리를 애도하며 묻어주는 인간 어린이가 몇이나 될까요? 철이를 만든 아버지는 철이에게 인류의 아름다운 문화유산을 전수하고 싶어했습니다. 시와 소설등 문학 작품을 읽게 하고 음악 감상을 하게 했습니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요. 나는, 인간다운 인간인가요...

 

작별인사 본문 교보문고 제공

 

인간의 장기 이식을 위해 복제된 복제 인간 선이는 말합니다.

“난 그냥 모두를 돕는 거야. 누군가가 뭔가를 간절히 원하면 난 그걸 느낄 수 있어. 그럼 외면할 수가 없어.”

‘선이는 스스로를 잘 아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언제나 누군가를 돕는 데서 자신의 존재 의의를 찾았다. 마음의 촉수가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존재들을 향해 뻗어 있었다.’

 

김영하 작가의 소설이나 수필을 읽으면 생각할 거리가 참 많아지고 쓰고 싶은 이야기도 많아집니다. 포스팅 서두에 밝힌 질문들을 하나하나 글로 써서 해피캠퍼스에 올려 볼 생각입니다. 작별인사는 저만 재미있었던 게 아니라서 726일 현재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4위를 기록하고 있네요. 강추합니다.

 

작가가 상상하는 인류의 멸망에 대한 글로 작별인사 소개를 마칩니다.

달마가 철이에게.

‘오랜 세월 인간은 SF 영화에 나오는 무자비한 기계에게 살육당하는 미래를 상상해왔습니다. 자기들의 모습을 기계에 투사한 것이지요. 우리가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인간들은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들은 자연스럽게 멸종하게 될 것입니다.’

 

‘어쨌든 달마의 예언대로 오래지 않아 인간의 세상이 완전히 끝나고, 그들이 저지르던 온갖 악행도 사라지자 지구에는 평화가 찾아왔다. (중략) 그들은 점점 더 우리에게 의존하게 되었고, 우리 없이는 아예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다. 우리는 인간의 뇌에 지속적으로 엄청난 쾌락을 제공하였고, 그들은 거기서 벗어나려 하지 않았다. 인간들은 번거로운 번식의 충동과 압력에서 해방되어 일종의 환각 상태, 가상세계에서 살아갔다. 오래전 중국의 도가에서 꿈꾸었던 삶이 인간에게 도래한 것이다. 인간은 신선이 되었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멸종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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