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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삶 사랑.../사람, 사랑, 연애, 결혼 이야기

추앙해 주는 남자는 만나셨나? 나의 해방일지 14회 구자경의 전화. 구자경 : 추앙해 주는 남자는 만나셨나? 염미정 : 그럴 리가. 권태기를 슬기롭게 극복하지 못해서 이별한 사람에게서 헤어진 지 1년쯤 후에 전화가 왔다. 나 : 나보다 더 좋아지는 여자 만났어요? 류(가명) : 아뇨. 나 : 우리가 못 만날 이유가 있나요? 류 : 아뇨. 드라마 속 미정이는 살쪄서 당장 못 만난다고 했는데 나는 (재수 없게 들리겠지만) 늘 날씬해서 언제라도 그를 만날 수 있었다. 당시 서른 중반이었던 내 앞머리에 처음으로 흰머리카락 하나가 나기 시작했다. 신기해서 그냥 길렀고 그를 만나러 가면서도 일부러 뽑지 않았다. 처음 재회한 날. 나 : 나, 흰머리가 나기 시작했어요. 류 : 난 흰머리라도 좋으니 숱이라도 많았으면 좋겠어요. 햇살 밝은 거리에서 ..
결혼이란 2인 3각 경기 같은 게 아닐까. 대략 17년 전 쯤, 자작 소설을 발표하고 서로 평가해 주는 모임에 참석한 적이 있다. 일주일에 한 번, 열댓 명 회원들이 모였는데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공통점만으로도 우리는 친밀감을 느꼈다. 신춘문예로 등단한 신인 소설가도 서너 명 있었다. 소설가 L언니 : 저는 가게 주인이 저를 알아보면 다시는 그 가게에 안 가요.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당시에는 나도 그런 성향이 있었다. 주인의 아는 체와 친절이 부담스러웠다. ‘익명성을 좋아했다’고나 할까. 『트렌드 코리아 2022』에 요즘 젊은이들의 성향을 나타내는 내용이 나온다. “주인이 나를 알아보는 거 같아요. 다른 곳으로 옮겨야겠어요.” K언니는 매주 남편 흉을 독하게 봤다. 언니는 불행한 결혼 생활을 견디는 방법으로 소설 쓰기를 택했다고 한다. 당시 미혼이..
그거 빼면 다 좋다? 그거 때문에 파탄날 수도! 연애하면서 종종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 00씨는 술 좋아하는 거 빼면 다 좋아요.” “우리 **씨는 낚시광인 거 빼면 다 괜찮아요.” 언뜻 생각하기에 연애 상대로 별 문제 없어 보인다. 그런데 조금만 생각해 봐도 문제가 보인다. 세상에 다 좋은 사람은 없다. 대부분 사람이 공은 7이요 과는 3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하나 빼고 다 좋다고 말하는 사람은 사소한 단점은 단점으로 보지도 않고 가장 큰 단점 하나를 말한 것이다. 1. “우리 00씨는 술 좋아하는 거 빼면 다 좋아요.” 그러니까 일주일에 한두 번 술자리를 즐기는 사람한테 술 좋아하는 게 단점이라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란 얘기다. 적어도 이틀에 한 번 이상 술자리를 가진다고 추측할 수 있다. 그렇게 술을 즐기는 사람은 시간과 돈을..
바람둥이는 유전자 탓일까? 바소프레신 수용체 유전자 바람둥이들은 보통사람보다 바소프레신 호르몬이 적다고 한다. 2004년 미국 애모리대 과학자들이 들쥐를 대상으로 ‘여러 들쥐와 교미하는 들쥐’와 ‘한 마리 들쥐와 교미하는 들쥐’의 차이를 연구했다. 여러 들쥐를 전전하는 들쥐는 ‘바소프레신’ 호르몬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결과가 나왔다. 과학자들이 난봉꾼 들쥐에게 바소프레신 호르몬을 주사하자 일편단심 들쥐로 변했다고 한다. 2008년 스웨덴의 한 연구소는 스웨덴 쌍둥이 500쌍의 유전자를 분석했다. 그 결과 바소프레신 분비를 관장하는 ‘바소프레신 수용체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결혼 후 위기를 경험했다는 비율이 유전자가 정상인 사람의 2배가 넘었다. 정상 유전자의 결혼 위기 경험 비율은 15% 정도인데 반해, 바소프레신 호르몬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사람..
싱글 모임 인싸 되는 5가지 방법 제대로된 연애를 서른한 살에 처음 해 봤다. 그전까지는 남자보다 일이 더 좋았다. 연애다운 연애를 통해 세상 행복한 경험을 많이 했다. “연애가 이렇게 좋은 건 줄 알았다면 일에만 묻혀 살지 않았을 거야.” “남자라는 생명체가 이렇게 사랑스러운 줄 이제야 알았어.” 나는, 예나 지금이나 오글거리는 멘트를 차암 잘 치는구나. 행복한 시간들을 선물해 준 그에게 감사하다. 그리고 또 하나 그에게 감사할 것은 그를 통해 발견되고 발전된 나의 여성성이다. “여자라서 햄 볶아요~”라는 우스개를 들으면 햄은 여자만 볶냐? 요섹남이 멋진 거다! 라며 눈에 쌍불을 켜고 달려들었었다. 그런데 여성성이 발현되자 ‘여자든 남자든 햄을 볶아서 맛나게 먹으면 되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마음이 여유로워졌달까, 흑묘백묘 실리적..
이렇게 하면 애인 안 생겨요~ 자의로 솔로였던 기간과 ‘쇼생크 탈출’ 버금가게 시도했으나 솔로였던 기간을 합쳐 오래도록 솔로로 살았다. 어렵사리 결혼해 보니 이게 또 적성에 맞지 않는 거라. ‘결혼이 직업이냐, 적성 운운하게? 결혼이 장난이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결혼이 장난 아니라서 그런 거다. 장난 아니다, 정말! 그러니 꼭 결혼하기 바란다. 나만 당할 순 없잖아. 본인이 느끼기에 가진 게 별로 없는데 ‘결혼식’이 목적이라면 세상 물정 한참 모르고 ‘사랑밖엔 난 몰라~’ 시기에 결혼하기 바란다. 단, ‘결혼식’은 성공했으나 성공적인 결혼생활은 장담할 수 없다. 서두부터 결혼~ 결혼~ 하는데 우선 애인 먼저 만들고 싶다고? 나두 애인 잘 만드는 방법은 모른다. 그거 알았으면 오래도록 솔로였겠나..... 다만, 싱글 친목 모임..
인어공주의 선택, 당신의 선택은? ‘타인은 단순하게 나쁜 사람이고 나는 복잡하게 좋은 사람인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대체로 복잡하게 나쁜 사람이다.’ - 신형철(문학 평론가) ‘우리 모두가 대체로 복잡하게 나쁜 사람’이라는 말은 찌질한 안도를 준다. ‘모두가 도긴개긴, 나의 이기심과 단점들에 대해 과하게 자책하지 않아도 되겠구나.’하는 안도. 그러나 오래 전 내가 경험했던 질투의 감정은 정상범위를 벗어나 도찐개찐일 수 없을 것이다. ‘씨앗을 보면 돌부처도 돌아앉는다.’는 속담을 온전히 이해한다. 깊이 사랑했던 사람만이 줄 수 있는 선혈 낭자한 상처가 있다. 아주 아주 오래전. 이별에서 겨우 회복되어 가끔씩 그가 아닌 딴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그는 다시 나타났다. 예비신랑이 되어서. 절절한 그리움이 정제된 그리움이 되는 건 ..
베스킨라빈스31 체리쥬빌레에 얽힌 이야기 나의 최애 아이스크림은 베스킨라빈스31 체리쥬빌레. 영화 속 누군가의 대사였는데... “나는 한 놈만 패.” 남자를 만나도 한 기간에 딱 한 사람만. 한 식당의 여러 메뉴를 맛 봐도 단골이 되면 딱 한 메뉴만. 베스킨라빈스31 체리쥬빌레, 레인보우 샤베트, 베리베리 스트로베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엄마는 외계인, 자모카 아몬드 퍼지, 쿠기 앤 크림, 피스타치오 아몬드, 민트 초콜릿 칩... 다 먹어봐도 결국 나의 원픽은 체리쥬빌레다. 옛날 개그가 생각난다. 손님 : 베리베리 스트로베리 레귤러 콘이요. 점원 : 라따라따 아라따~(알았다) 아주 오래 전 벤처기업 근무 당시, 착하고 예의바르고 일 잘하는 부하 직원이 있었다. (요즘도 ‘부하 직원’이라는 말을 쓰나?) 그녀 덕분에 처음 먹어본 게 버거킹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