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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삶 사랑.../사람, 사랑, 연애, 결혼 이야기

나는 지금 니가... 겁이나 “나는 지금 니가... 겁이나.” 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의 하영은(송혜교 분) 대사다. 20~30대는 드라마를 보면서 앞날을 상상하겠지만 40대 이후는 옛날을 회상하게 된다. 나는 예뻐서 다시 보거나 특이해서 다시 보게 되는 외모는 아니다. ‘솔’음의 매끄러운 목소리와 조금쯤 예쁜 팔 다리로 시선을 끈 적은 있다. 결론적으로 나의 생김은 사회생활에서 특히 연애사에서 플러스나 마이너스로 작용하지 않았다. 그러니 두 살 연하의 민재(가명)가 ‘첫 눈에 반했다’며 하트가 깜박이는 이모티콘을 넣은 이메일을 보냈을 때, 바람둥이라 판단하고 방어하게 된 것이다. 아무리 자기애가 강한 나지만 스스로 첫 눈에 반할 외모는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민재는 바람둥이는커녕 순수하고 믿음직스러운 이였다. 좋은..
가을 산책길 단상 수련(가명)은 나를 무척 좋아해 주었고 나를 좋아해주는 수련이 나도 좋았다. 그런데 어디서부터 어긋나기 시작했을까. 수련은 소소한 일상을 나누며 오래도록 통화하는 걸 좋아하는데 나는 ‘통화는 용건만 간단히, 안부는 톡으로’가 좋았다. 콜 포비아 정도는 아니지만 전화는, 혼자만의 평온한 상태에 파문을 일으켜서 좋아하지 않는다. 통화가 30분이 지나면 이제 끊자는 멘트를 한다. 나 : 그랬구나. 다음에 만나서 얘기하자~ 수련 : 응~ 다음에 만나~ 아, 참! 나 00000 샀는데 그거 참 좋더라. 이후 20분 더 넘게 이어지는 통화. 친구가 나를 필요로 할 때, 나의 시간을 기꺼이 내어주어야 좋은 친구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행동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일까. 수련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들어주는 시간이, 아까워지기..
fly me to the moon 듣기, 이별 이야기 넷플릭스 서비스가 공급되는 83개국 all kill 1위를 차지한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 장면에 삽입된 재즈곡이 ‘fly me to the moon’이다. 쥴리 런던이 부른 원곡을 편곡해서 신주원이 불렀다. 게임 탈락은 곧 죽음인 아비규환의 현장. 탈락자의 검붉은 피가 사방으로 튀고 참가자들의 공포는 극에 달한다. 그 때 울려 퍼지는 몽글몽글한 사랑 노래, 플라이 미 투 더 문. fly me to the moon 듣기 ‘날 달나라로 데려다 주오. 날 별들 사이에서 놀게 해 주오. 화성과 목성의 봄은 어떤지 보게 해 주오. (중략) 그니까 다른 말로 하자면 너님을 사랑한다는 거임~’ 잔혹한 장면과 행복한 음악이 빚어낸 어그러짐이 묘한 감정을 촉발했다. 슬픔인 듯 슬..
방탄소년단 아이돌 듣기, IDOL에 얽힌 이야기 장항준 감독이 장르물 드라마 ‘싸인’을 감독하다가 ‘너무 춥고 졸려서’ 하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한 그는 “왜 서울대 나온 사람을 뽑는 줄 알았어요. 잠을 참고 공부해 본 사람들이란 말이지.”라고 말했다. 장 감독이 겸손하고 재밌게 표현한 거고 사실은 김은희 작가(장항준 감독의 부인)가 싸인 대본 집필에 SOS를 보냈다고 한다. 장항준 감독의 말에 공감한다. SKY출신은 잠이나 기타 유혹을 극복하고 공부했던 사람들이라 일을 맡길 때 신뢰가 간다. 인간성 같은 건 차후에 알게 되는 거고. 방탄소년단 아이돌 경복궁 공연 듣기 고 3때 짝꿍이 서울대 약대에 척 붙었다. 모든 수학 문제를 막힘없이 볼펜으로 술술 푸는 모습이 멋졌다. 같은 문제집을 여러 번 푸는 거라고 했다. 필사 하는 줄~!..
밤이 깊을수록 더 빛나는 별빛 2년 전 여름, 도반(남편)은 원주 신림면에 손바닥 만한 땅을 사고 컨테이너 하우스를 들였다. 컨테이너 하우스가 들어갈 진입로 확보를 위해 설치 기사들이 고생고생 했었다. 전기는 끌어 올 수 있었는데, 수맥을 찾지 못해서 인부들이 서너 군데 우물을 파다가 포기했다. 이런 일이 있고 한 달쯤 후에 도반은 응급실에 가야했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게 인생이다. 병을 미리 감지했다면 신림에 땅을 사지 않았을 것이다. 입원해서 여러 가지 복잡한 검사를 했다. 병원 보조 의자에서 선잠을 자다깨다 하던 한밤중이었다. 개별 침대 커튼 너머로 낮게 ‘코드 블루... 코드 블루...’라는 소리가 들렸고 급박한 발자국 소리와 침대 끌려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날이 밝자 맞은 편 침대에 있던 환자가 사망했다는 말을 들..
예민한 나를 위한 해명 나는 감수성이 예민하고 눈치가 빠른 편이다. 때문에 상대가 원하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아서 제공할 수 있다. 학창 시절에는 선생님들께 재치 있다는 말을 들었고 회사 다닐 때는 분위기 메이커라는 말을 들었다. 방탄소년단의 지민에게서 예민함과 배려를 읽을 수 있었다. 달려라 방탄 퀴즈. PD : 말레이시아 수도는? 여러 오답 끝에 첫 음 힌트를 들은 RM이 쿠알라룸푸르를 맞혔다. 지민 : 아미 여러분 서운해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진짜~ (애교 가득한 하트 체스처와 표정으로) 사랑합니다~ 말레이시아 아미들의 서운할 마음까지 헤아리는 지민. 옛 남친들은 여차저차 헤어진 후에도 연락을 하곤 했다. 그들이 나를 그리워한 이유는, 서른 넘은 친누나를 보니 좋은 결혼 상대 만나는 게 힘들어 보여서(SS, 이니셜), 내..
주일 저녁 플레이 리스트 강렬한 햇살 세례 속, 사위(四圍)가 눈부신 주일 오전. 도반(남편)은 손바닥만한 땅을 돌보러 신림으로 떠났다. 열기를 식히기 위해 마당에 물을 뿌린 후 온라인 예배를 드렸다. 간단히 점심을 먹고 정말 오랜만에 VOD 영화를 보며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했다. 후두둑 빗소리. 요즘 내리는 비는, 오래전 필리핀이나 말레이시아에서 경험한 열대성 스콜과 닮았다. 맑은 날씨인데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다가 다시 맑아지는. 하지만 오늘 비는 금방 그치지 않았다. 도반(남편)은 오토파지 효과를 기대하면서 주일 하루 금식한다. 그런데 6시쯤 집으로 돌아온 도반이 두부와 치악생막걸리를 내밀었다. 도반 : 비가 오니까 막걸리 생각이 나서. 도반은 어제 저녁으로 먹고 남은 매콤한 황태콩나물찜을 생각했을 것이다. 미각이 발달해서 ..
사랑이 죄는 아니잖아!를 외치는 심리 에 이혼 전문 변호사가 출연한 적이 있습니다. 변호사는 드라마 속 “사랑이 죄는 아니잖아!”대사가 참 현실적인 대사라고 하더군요. 평범한 시청자들의 뇌리에 깊게 박힐 만큼 막장인 대사가 현실적이라고요? 본인의 부적절한 관계로 이혼하게 된 사람들이 변호사 사무실에 찾아와서 ‘당당하게’ 하는 말이라고 하네요. ‘당당하다’는 말은 긍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부끄러움과 미안함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뻔뻔하게’가 어울리겠네요. 저는 한때 부끄러운 일을 하고도 반성의 기미 없이 행동하는 사람들의 강한 멘탈이 부러웠던 적이 있습니다. 아는변호사 이지훈님을 통해 그런 행동은 강한 멘탈이 아니라 수치심을 모르는 뻔뻔함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사랑이 죄는 아니잖아!”를 외치는 사람들의 심리는 뭘까요? 다음은 정신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