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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삶 사랑.../일상 소소한 이야기

나쁜남자가 끌리는 이유는 뭘까? 영화 ‘어바웃 타임’. 주인공 팀의 여동생 킷캣이 나쁜남자를 만나 존중받지 못하고 삶이 피폐해져 가는 이야기가 나온다. 킷캣이 크게 다쳐 병원에 입원했을 때. 메리 : 이제 착한 사람 만나요 킷캣 : 착하고 지루한 사람을 만나야겠죠. 메리 : 착하다고 다 지루하지는 않아요. 4대 일간지 신춘문예에 당선된, 예쁘고 똑똑한 지인 R은, 아픈 사랑을 해야 소설이 써진다고, 나쁜남자를 골라 만난다더라. ‘아픈 사랑을 통해 멋진 허구를 쓰느니, 이쁜 사랑을 통해 맛진 현실을 살겠노라.’ 생각했다. 생각 참 야무졌다. 멋진 허구도 맛진 현실도 그리 녹록한 게 아니다. 오래도록 솔로이다 보니 친목 모임에 나가 이성들을 마음껏(^^) 관찰할 기회가 있었다. 풋풋한 젊은이가 아닌, 30대 후반~40대의 남자들. 음.....
나의 이상형 찾기와 결혼 고백하자면, 나는 남자 보는 눈이 없다. 친구가 빌려 준 ‘하이틴 로맨스’에 빠져 사춘기를 보냈고 픽션과 팩트를 구분 못하는 어리바리함으로 소설 속 주인공 같은 남자가 나타나길 기다리고 기다렸다. 그러니까 나의 이상형은 돈이 많은 건 기본이고 구릿빛 피부에 근육질 몸매, 지적이고 매사에 시크하지만 자기가 사랑하는 여자에게는 세상 부드러운 남자...쯤 되었겠다. 그러다 서른이 넘어 “누나~”라며 다가오는 남자 L이 있었다. 하이틴 로맨스에는 여자에게 “누나~~”라고 하는 남자가 없는데? L이 나의 이상형이 아닌데도 사랑에 빠져빠져~ 엄마는 내 정신연령이 낮아서 연하를 만나는 거라고 하셨다. 슬기로운 세상살이에 대한 내 정신연령이 낮은 거, 맞다. 텍사스대 심리학과 폴 이스트웍 교수는 이상형과 만났을 때의 ..
동백꽃 필무렵 나혼자 산다 블로그 이웃님의 책리뷰 을 읽으며 동백꽃 필 무렵의 동백이 대사가 생각났다. “이게 다 엄마 때문이야... 그니까 나를 왜 버려? 엄마가 애를 일곱 살 때부터 기죽어 살게 만드니까 내가... 내가 막 이런 데 넘어가지. 나는 걸을 때도 땅만 보고 걷는 사람인데 이 사람이 자꾸 나를 고개 들게 하니까... 이 사람이랑 있으면 내가 막 뭐라도 된 거 같구, 자꾸 너 잘났다, 훌륭하다 막, 지겹게 이야기하니까 내가 꼭 그런 사람이 된 거 같으니까.... 그래서 화딱지가 나!! 더는 안참고 싶어진다구!!” 내가 꼽는 드라마의 베스트오브베스트 명장면이다. 일 중독에 빠진 서른 즈음, 영화를, 음악을, 책을 선물하며 일만큼 재미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알려 준 K. 나는 그가 연하라는 것과 나보다 학벌, 직업이 내세..
애드센스 광고 30일 정지 교양수업으로 을 들었었다. 교수님 – 무단횡단하다 걸렸는데, 불법인지 정말 몰랐다고 우기며 어떨까요? 한 번 봐줄까요? 법률 무지에 의한 불법은 구제할 수 없습니다. 오늘 애드센스 광고 30일 정지 메일을 받았다. 애드센스 정책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르고 있다. 3월 1일 감사일기에 내 블로그 광고를 두 번 눌렀다고 쓰면서 광고 정지 사안이란 걸 모르고 해맑게 감사하고 있었다. 첫날, 정책 위반 사항인 걸 모르고 눌렀고 그 후엔 안 눌렀으니 별 신경도 안 쓰고 있었는데, AI 대단하다. 이렇게 철저히 감독해야 광고에 신뢰성이 확보돼서 광고주가 손해 보지 않겠지. 검색해 보니 나처럼 광고 정지당한 사람들이 꽤 있었다. 나야 수익이 거의 없어서 크게 상관없지만 나름 괜찮은 수익을 내던 블로거 중 한 명은 ..
예의를 담은 선물 가장 가까운 사이인 H가 차라리 안 주었으면 하는 선물을 타인에게 주는 걸 보곤 했다. 파리바게트 롤케익을 주려고 후배를 부른다든지, 대봉감 20여 개를 주려고 동창을 부른다든지... 그런 소소한 것들은 직접 찾아가서 주는 게 좋은 거 아닌가? H에게, 누군가 롤케익 하나 주려고 나를 오라가라 한다면 “니~가 와라~ 줄테면~” 그럴 거 같다고 말해줬다. H :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시는 게 사람이야. 넌 어째 사람들을 몰라도 그렇게 모르냐~” 과연 그럴까. 언젠가는 50개들이 커피믹스 여러 박스가 H에게 선물로 들어왔다. 단골 음식점 사장님께 드린다고 한 박스를 챙긴 H에게 너무 약소하니 이왕 드리는 거 한 박스 더 챙기라고 했다. H : “너한테 들어온 선물이면 그렇게 막 쓰겠냐?” 모르시는 말씀~ 나..
원주 가성비 갑, 곰식당 – 단구동 롯데시네마 근처 음식 맛에 까탈스럽지 않은 편이다. 요리를 멀리하다 보니 요리에 서툴고 손맛을 낼 줄 모른다. 그래도 미각이 보통보다 조금은 발달했다. 어느 해 여름, 초등 동창 모임에서 밑반찬 두부 요리를 한 입 먹자 미세하게 새콤했다. 나 - (같은 테이블 친구들에게 비밀 접선하듯 속삭였다.) 두부가 상한 거 같아. 친구들은 안 상했다고, 맛있다고 먹었다. 조용히 지나가려 했는데, 멀리 떨어져 앉은 친구가 크게 소리쳤다. “이모님~!! 여기 두부 상했어요!!” 남편은 미각이 많이 발달했다. 연애 시절 남편이 소개한 맛집은 틀림없이 맛있었다. 남편이 전생에 나라를 구했어야지 손맛 좋은 아내를 만났을 텐데... 롬곡... 게다가 요즘은 생식 위주의 식사를 하자니 먹는 즐거움이 얼마나 그리울까. 남편이 오늘은 곰식당 가서..
아가씨 서울에서 아가씨가 내려오셨다. 다섯 살이나 어린 내게 ‘언니’라며 존대하는 아가씨. 작년 12월, 서울 아산 병원에서 만난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아가씨는 노환인 시어머니를 모시는 중에도 남편이 아산 병원에 갈 때마다 병원으로 찾아와 함께해 주었다. 큰 병원 시스템이 낯선, 어리바리한 나 대신 일 처리를 해주었다. 전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아픈 이들이 찾는 곳, 서울 아산 병원은 거대한 유기체 같았다. 아가씨는 식사하고 갈 테니 다과만 준비하라고 했다. 나를 배려해서 하는 말이라 잠깐 고민했다. 내가 생각해도 내 요리 솜씨는 좀 아닌 거 같고 남편은 먹지도 않는데 기름 냄새 풍기며 음식 만들기도 그렇고 나가서 맛있는 거 사 먹는 게 좋겠다 싶었다. 외식할 생각 하니 이것저것 먹고 싶은 것들이 생각났다..
남편이 사 준 간식들 2월 14일 금요일 날이 좋아 원주 신림 구학산방에 드라이브를 다녀왔다. 신림 농협 앞 노점에서 남편이 사 준 꽈배기. 내 돈 주고 꽈배기를 사 먹은 기억이 없는데 남편은 내가 꽈배기를 좋아하는 줄 안다. 깨끗할 리 없는 기름에 튀긴 꽈배기는 엄~청~ 달고...... 맛있었다...... 그랬다. 2월 15일 토요일 산책 다녀 온 남편이 사다 준 산 낙지. 한때 산 낙지를 좋아해서 기력이 쇠할 때 혼자 가서 먹기도 했다. 이제 그 정도는 아닌데 남편은 내가 산 낙지를 아주 좋아하는 줄 안다. 이전에는 혼자 뚝딱 한 마리를 먹어 치웠는데 이제 한 마리가 너무 많게 느껴졌다. 싱싱해서 점막에 쩍 달라붙는 낙지, 씹을수록 고소하고 단맛이 나는 낙지. 맛있었다...... “오빠, 산 낙지는 1년에 딱 한 번만 먹..